필름한롤
라이카 M6/ 펜탁스67/필름 사진의 기억/필름카메라/필름사진
Bliee
2019. 2. 16. 19:32
소풍 가는 날
아버지는 큰맘 먹고 소중하게 아끼던 카메라를 빌려주셨다.
기쁜 마음에 고속버스에서 신이 난 친구들과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습을 찍기 바빴다.
먼 풍경을 찍을 때면 대단한 결정적 순간이라도 포착하는 듯 비장하게 셔터를 눌렀던 것 같다.
필름 한 롤 다 채우기가 무섭게 사진관으로 달려가 내가 바라본 모습들이
어떻게 나올까 설레며 기다리던 필름 사진
카메라를 목에 걸고 어깨를 으스대며 친구들의 기념사진을 찍어 주던 그때의 추억들이 생각날 때면
가방 속 필름 카메라를 꺼내들게 되는 것 같다.
하늘에 비춰보며 신기한 듯 바라보던 필름의 느낌과 따끈하게 인화되어 나온 사진에
행여나 지문이 묻을까 봐 조심스레 넘겨보던 사진 한 장
조금 흔들리더라도,
조금 어둡더라도
조작할 수 없었던 필름에 담긴 그 사진은
오랫동안 기억에서 간직되고 있는 듯하다.
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을 수 있고
언제든 SNS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람들과
공유할 수 있는 편리한 일상이 되었지만
한 컷 한 컷 신중하게 찍으려고 했던
그 때의 고민과 필름 한 롤, 사진 한 장이 주는 그 때의 설렘이 자꾸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.
by. bigchoi